가을의 문턱
언제부터였던가. 사람들은 9월이 되어도, 가을이 쉽게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기 시작했다. 끈질기게 늘어지는 늦더위와, 여름 내 지친 몸을 더 쳐지게 만드는 빗방울을 뿌리고 난 후에야, 우리의 하늘은 가을을 보내주었다. 달력은 어느새 9월의 가운데로 흘러가고 있다. 거친 태풍이 지나고, 몇 번의 빗방울이 날리는 동안 그렇게 가을은 오고 있다.

눈부셨던 지난 날들을 떠올리는 마음이 저릿하다.
하나의 추억들, 아무 것도 아닌 기억들.
각자의 자리로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항상 여기에 있는 나.
by Breeze | 2010/09/10 01:45 | 트랙백 | 덧글(0)
세상을 바꾸는 일



고향에 돌아와 살면서 해 보고 싶었던 꿈을 모두 다 접었다. 죽을 때까지 고개 숙이고 사는 것을 내 운명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재판 결과가 어떠하든 이 운명을 거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20년 정치인생을 돌아보았다. 마치 물을 가르고 달려온 것 같았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었다고 믿었는데, 돌아보니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있었다. 정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다른 데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통령은 진보를 이루는 데 적절한 자리가 아니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것일까?

노무현
by Breeze | 2010/07/21 15:20 | 트랙백 | 덧글(2)
교육과 문화



유태인들 대한 KBS스페셜을 보았다. 지난주 편은 그들의 교육에 대해서 다루었다.
단순히 교육열로만 따진다면, 유태인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편이다. 아마도 한국의 그것과 비슷할 터인데, 똑같이 높은 교육열을 가진 한국과는, 방식과 내용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이것이 바로 교육열이 높은 두 국가간의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세계인들이 유태인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 등이 이유가 될 것이며, 나 역시 그러하다. 따라서, 역사적, 정치적 배경과는 별개로 교육에 대한 그들의 가치관만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태인들은 IQ와 같이 선천적인 요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생물학적 요인보다 문화적 요인과 교육적 방법에 무게를 둔다.

문화적요인의 핵심은 가족과의 시간 및 대화를 강조하는 사상이다. 유태인들의 철저한 풍습을 지켜나가며, 가족과의 식사나 종교행사 등을 매우 중요시 한다.

교육적방법은 지적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질문을 유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끊임없이 관심을 유도하고, 토론을 장려함으로써, 꿈틀거리는 지식의 촉수를 자극한다. 정답이 없는 삶에서 답을 찾는 끊임 없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을 기른다.

'실제 문제에는 답이 없다'는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모법답안에 맞춰 살아가는 법만을 배웠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떠오른다. 몇몇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며, 질문을 거의 강요하다시피 하였다. 그러다 질문한 학생이, 교사 본인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 감정적 채벌을 하곤 했다. 오래전이야기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내 또래 사람들은 유사한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 우리는 교사와 다른 생각을 하면 얻어 맞는, 교육환경에서 자라왔다.

유태인 과학자로 소개된 아다 요나트 박사는 리보솜 구조를 밝힌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녀의 인터뷰에는 의미있는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첫째, 유태인들이 수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인으로, 그들이 처한 환경에 기인함을 이야기하였다. 농사를 지을 땅도 없었던 유태인들은, 교육 및 창의력 개발에 집중하게 되었다. 둘째, 성과를 낸 유태인들은, 이스라엘 유태인 보다, 유태인계 미국인들이 더 많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첫번째 이야기는 한국이 처한 환경을 이야기할 때와 비슷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자원이 없고, 강대국에 둘러쌓여 있으며, 국가규모도 크지 않다. 두번째 이야기는 교육적 성과와 개인적 능력이 사회시스템 및 문화와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왜 미국이 강대국이 되었으며, 왜 미국대학들의 경쟁력이 높은가를 생각해보자. 훌륭한 결과를 가져오도록 만든 사회적 분위기와, 연구환경, 문화등이, 적절히 교육된 인재와 융합될 때, 더욱 큰 효과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유태인들과 한국인이 똑같은 교육열을 갖고 있다면, 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by Breeze | 2009/12/11 18:53 | 트랙백 | 덧글(2)
타이거우즈

인간의 욕망은 피할 수 없다고 했던가.
타이거 우즈는 순해보이는 인상에 깨끗한 이미지, 놀라운 실력을 겸비한 최고의 골프선수였다.
골프는 원래 백인들의 스포츠이지만(물론 백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거지만...) 그의 이미지 때문에, 스캔들도 없고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스캔들로 타격이 클 것 같다.

사람 인생 한 순간이다.

아내는 집을 나가 버리고, 장모는 쓰러지고, 내연녀는 하루에 한명씩 새로이 등장이라니..
타이거 우즈의 욕구가 그렇게 큰 줄은 몰랐다.

잠시 쉬면서, 끄적거리고 있는 도중, 이병헌 기사가 보인다.
자고로 남자는 조심해야할 것이 있다.
by 산들바람 | 2009/12/09 16:58 | 생각의 줄다리기 | 트랙백 | 덧글(0)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
2009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Willard S. Boyle(left), Harles K. Kao(center), George E. Smith(right)

2009년 노벨상 수상자들은 자신의 노벨상 수상비결에 대해 '자율성'과 '커피브레이크'를 들었다고 한다. 많은 공감이 가는 기사였다.

1.
지난 짧은 시간동안 연구를 하면서 깨달은 점은 하나였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면, 체계적인 계획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뭔가 잡스러운 일들이 끼어들면, 리듬이 상당히 깨지는 것을 여러번 경험하였다.

2.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그러한 혼자만의 고민과 집중도 중요하지만, 이따금씩 다른 사람과 생각을 교류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바보같은 실수를 반복하는데 빠져나오지 못할 때도 많이 있을 뿐더러, 날카로운 한마디에, 갑자기 번뜩이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개인의 자율성을 의미하고, 후자는 다른 사람과의 교류 혹은 토론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개인의 자율성도 보장받기 힘들고, 다른사람과 건전한 토론을 하기에도 아직 미흡하지 않나 싶다. 일부 언론은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우수인력의 이공계 기피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은 왜 우수인력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며, 꿈을 찾아 이공계에 들어선 이들이 후회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올 확률은 영원히 제로일 것이다.
by 산들바람 | 2009/12/09 11:00 | 생각의 줄다리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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